자동차를 타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장소를 가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 자동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고 무작정 빠르게 달리면 될까? 그렇지 않다. 우선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한 다음, 교통 상황과 소요 시간부터 파악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출발하면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지, 늦을 경우에는 대체 경로가 없는지 살펴볼 것이다.
자산 관리도 마찬가지다. 당장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골라 남들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싶겠지만, 그것이 자산 관리는 아니다. 먼저 삶의 이정표부터 설정해야 한다. 생애 전반에 걸쳐 자신이 중요 하게 여기는 재무 목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나가는 과정이 자산 관리다. 이런 의미에서 자산 관리에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생애주기와 재무적 관심
생애주기는 어떻게 구분할까? 전통적으로는 취업과 결혼, 자녀의 출산과 독립, 은퇴와 같은
사건에 기초하여 구분했다. 대개는 사회에 진출해서 결혼에 이르기까지를 사회 초년기로, 결혼부터 출산까지를 가족 형성기, 자녀가 성장하는 가족 확장기, 자녀가 결혼하고 본인이 퇴직하기 전까지의 가족 성숙기, 그리고 은퇴 및 노후 생활기로 나눈다.
그런데 전통적인 생애주기 구분을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다. 최근에는 결혼을 늦
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도 많아졌다. 게다가 이혼하거나 재혼하는 일도 빈번하다. 그래서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사건이 아니라 연령을 중심으로 생애주기를 구분하기도 한다. 생애주기 자체보다는 생애주기에 따른 재무적 관심사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사회 초년생의 재무 계획
사회 초년기는 부모의 지원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경제 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 주된 관심사는 ‘돈 관리’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처음 벌기 시작한 돈을 어떻게 쓰고,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 중에는 학자금 대출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면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출에 제약이 생기기도 하고, 상환을 연체하면 신용이 떨어진다. 따라서 학자금 대출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상환해야 한다.
사회 초년생이라면 결혼 자금에 대한 고민도 있다. 결혼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혼 자금 준비도 빼놓을 수 없는 재무 목표 중 하나일 것이다. 부모가 자녀의 결혼 자금을 지원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형편에 자녀의 결혼 자금까지 마련하기에는 버거운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주택 마련 계획을 세우고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목표를 이루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므로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대출 상환이든, 결혼 자금 마련이든, 내 집 마련이든, 은퇴 자금이든 간에, 재무 목표를 수립할 때는 시기와 금액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이때 지나치게 속도와 양에 집착하면 오히려 전반적인 재무 목표를 그르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먼저 자신의 재무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사회 초년생은 모아놓은 자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산 상태보다는 현금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재무 목표를 이루려면 지출을 통제하기 위해 예산을 수립하고 저축과 투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사회 초년생이 가입할 만한 저축 및 투자 상품은 다음과 같다.
2) 주택 마련을 위한 재무 계획
사람마다 재무 목표는 다르다. 하지만 주택 마련은 공통적이면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구입에 필요한 현금흐름부터 파악해야 한다.
주택을 구입하려면 당장 매입 대금과 취등록세,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든다. 그리고 거주하는 동안 재산세 등의 보유세와 관리비가 들어갈 테고,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면 원리금 상환액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현금이 들어올 수도 있다. 주택을 임대하면 임대료 수입을 얻을 수도 있고, 대출 이자를 상환하면 세제 혜택을 받거나 주택 가격이 오르면 자본 이득도 발생할 수 있다.
주택 구입 자금을 전부 자기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한다. 이때 총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뿐 아니라, 소득에서 원리금 상환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살펴야 한다. 부채의 규모가 크면 금리가 상승했을 때 가계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대출 금리를 고정으로 할지, 변동으로 할지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장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낮다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대개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 고정금리를, 금리 하락이 예상되면 변동금리를 선택한다.
중도 상환 수수료도 살펴야 한다. 금융회사에서는 고객들이 약정한 대출 기간 이전에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중도 상환 수수료를 부담시키고 있다. 대출을 받은 다음에는 이러한 조건을 변경할 수 없으므로 대출을 신청하기 전에 꼼꼼히 살펴야 한다.
3) 자녀 교육을 위한 재무 계획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교육열이 높아서, 자녀 교육에 많이 투자한다. 그러다 보니 자녀 교육에 관한 지출이 가계 지출에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한정된 가계 자산과 소득을 자녀 교육에만 집중하면 다른 재무 목표를 방해할 수도 있다.
자녀 교육을 위한 재무 계획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살펴봐야 한다. 첫째, 다달이 자녀 교육비가 과도하게 지출되지 않는지 모니터링한다. 주변의 이야기만 듣고 사교육을 하나씩 추가하다 보면 교육비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늘어난다. 한 달 소득에서 교육비로 지출할 수 있는 예산을 정하고, 예산 내에서 지출을 통제해야 한다.
둘째, 대학 등록금 등 목돈이 들어갈 것을 대비해 장기적으로 저축을 계획한다. 교육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준비 기간을 고려한다. 준비 기간이 3년 이하라면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지만, 3년 이상 걸린다면 교육비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4) 은퇴 준비를 위한 재무 계획
왜 은퇴 후의 삶을 떠올리면 막연하게 불안해질까? 이는 모든 게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 얼마나 살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얼마나 오래 병치레를 하다 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
은퇴 후의 재무 계획을 수립하려면 은퇴 후 30~40년에 걸친 삶에 대해 총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의 삶은 크게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신체가 건강해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기간, 체력이 떨어져서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회상 기간, 거동이 불편해져서 다른 사람의 돌봄을 받아야 하는 간병 기간이 그것이다. 은퇴 자금을 위한 재무 계획을 수립할 때는 이런 시기별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은퇴 생활에 필요한 자금은 크게 생활비와 의료․간병비로 나뉜다. 생활비는 본인과 배우자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고갈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려면 기본적인 생활비는 연금 상품을 활용해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의료․간병비는 필요해질 시기와 그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보험 상품으로 준비하는 게 낫다. 의료․간병비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본인뿐만 아니라 자녀의 삶과 재정 상태까지 힘들어질 수 있다.
참고 : 알고하는 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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